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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PHAK Chapter 2-b] 위험을 다스리는 6단계: 위험 관리 프로세스 완전 정복

by 하고싶은게비행 2026. 5. 2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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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험을 다스리는 6단계: 위험 관리 프로세스 완전 정복

지난 편에서 배웠듯이 항공의사결정(ADM)은 조종사가 체계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방법입니다. 항공사고의 80%가 인간의 실수에서 비롯되는데, ADM이 바로 그 실수를 줄이는 길입니다. 이번 편에서는 ADM의 핵심인 위험 관리(Risk Management) 를 배워봅시다.

위험 관리, 왜 필요할까

비행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활동입니다. 하늘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고, 땅에서처럼 "차를 세우고 생각할 시간"이 없죠. 그래서 조종사는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.
소방관을 떠올려봅시다. 소방관도 불을 피할 수 없습니다. 불이 난 집에 들어가는 게 직업이니까요. 하지만 소방관이 하는 모든 행동은 계산된 것입니다. 불이 난 건물에 진입하기 전에 구조대원이 준비됐는지 확인합니다. 가스 누출이 없는지, 벽이 안전한지 점검합니다. "이 위험은 꼭 감수해야 하나? 감수한다면 어떻게 줄일까?" 이것이 위험 관리입니다.
조종사도 같습니다. 비행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, 불필요한 위험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. 여기가 차이점입니다.

Hazard(위험요소)와 Risk(위험), 둘이 다르다

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헷갈립니다.
Hazard 는 실제로 존재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·사건·상황입니다. 객관적입니다. 예를 들어 비행기의 프로펠러(회전 날개)에 작은 흠집이 있다고 합시다. 이것은 hazard입니다. 사실입니다. 누가 봐도 "흠집이 있네"라고 할 수 있죠.
Risk 는 그 위험요소가 나에게 미칠 영향의 정도입니다. 주관적입니다.
같은 프로펠러 흠집이어도 조종사에 따라 위험 판단이 달라집니다.
베테랑 조종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. "이 정도 흠집은 프로펠러의 약한 부분이 아니다. 중간 부분이고, 응력이 잘 분산되는 곳이다. 내 30년 경험상 이런 흠집에서 균열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." 결론: 낮은 위험. 비행을 계속합니다.
신입 조종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. "프로펠러 손상은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. 나는 이런 상황에 경험이 없다." 결론: 높은 위험. 비행을 취소합니다.
같은 hazard(흠집)인데 risk(위험도)는 다릅니다. 이것이 사람마다 결정이 다른 이유입니다.

위험을 관리하는 6단계 프로세스

조종사가 실제로 사용하는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.
1단계: Identify Hazards (위험요소 파악)
비행 전에 "뭐가 문제일 수 있을까?"라고 묻습니다. 날씨는? 비행기 상태는? 내 몸 상태는? 비행 경로상에 장애물은?
2단계: Assess Risks (위험 평가)
그 위험요소가 얼마나 심각한가? 표준 점검표를 씁니다. 확률은? 결과는? 일어나면 얼마나 심한가?
3단계: Analyze Controls (대책 분석)
그 위험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? 여러 방법을 생각합니다. 비행을 연기한다. 더 경험 많은 조종사를 동승시킨다. 다른 경로를 간다. 더 좋은 장비를 탄다.
4단계: Make Control Decisions (대책 결정)
그 중에서 뭘 할 건가? 여러 대책 중 최선을 고릅니다. 기장(pilot-in-command)이 최종 결정권을 갖습니다.
5단계: Use Controls (대책 실행)
결정한 걸 지금 바로 합니다. 정해진 경로로 간다. 낮은 고도에서 간다. 천천히 간다. 모두가 계획대로 움직입니다.
6단계: Monitor Results (결과 감시)
계획대로 되고 있나요? 계속 확인합니다. "아, 예상과 달라졌네?" 하면 다시 첫 번째 단계로 돌아갑니다. 위험 관리는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반복합니다.

4가지 기본 원칙

위험 관리를 할 때 항상 명심할 원칙이 있습니다.

원칙 1: 불필요한 위험은 받아들이지 않는다

"공짜 위험은 없다"는 뜻입니다. 비행 자체는 위험하지만 모든 위험이 필요한 위험은 아닙니다.
예를 들어 새로 산 비행기를 처음으로 타는 상황을 봅시다. 기장이 "이 비행기를 오늘 시계 안 좋은 날씨에 몰아볼까?"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불필요한 위험입니다. 왜냐하면 좋은 날씨 날을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. 그 비행을 완수하는 데 악천후가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. 하지만 "응급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악천후다"라면? 그건 감수해야 할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.

원칙 2: 위험 결정은 내가 한다

기장(pilot-in-command)은 비행에 대한 최종 책임자입니다. ATC(항공교통통제관)도, 승객도, 회사 상사도 기장을 대신해 위험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.
왜일까요? 결정을 실행하고 책임질 사람이 기장이기 때문입니다. ATC가 "5,000피트로 내려가"라고 지시했는데 기장이 자신의 경험과 정보로 판단하기에 위험하다면? 기장은 ATC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. 당연히 상황을 설명하고 협력하지만 최종 판단은 기장이 합니다.

원칙 3: 이득이 위험을 능가할 때만 위험을 감수한다

모든 비행에는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습니다. 제로 위험은 불가능합니다. 그래서 조종사는 묻습니다. "이 비행의 이득(목적)이 그 위험보다 크나?"
시계가 좋지 않은 날 새 비행기를 처음 타야 한다면? 최고의 선택은 기다리는 것입니다. 하지만 꼭 해야 한다면? 계기 비행(IFR, Instrument Flight Rules) 자격 있는 조종사를 동승시킵니다. 그러면 위험이 줄어듭니다. 이제 "이 이득이 이만한 위험을 정당화하나?"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.

원칙 4: 비행 전부터 착륙까지, 계속 관리한다

위험 관리는 일회성이 아닙니다. 출발 전 점검표에서 시작되지만 이륙 중, 순항 중, 강하 중, 착륙 중 끊임없이 계속됩니다. 각 단계에서 새로운 위험이 나타나고 그때마다 6단계 프로세스를 반복합니다. "지금 상황이 안전한가? 뭔가 달라졌나?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른가?"

경험은 어떻게 배운다: 직접 vs 간접

책에 이런 예시가 있습니다. 자동차 안전띠를 생각해봅시다.
직접 경험: 당신이 자동차 사고를 당해서 다쳤다면 그 다음부터는 안전띠를 꼭 맬 겁니다. 잊지 못하죠.
간접 경험: 당신은 안전띠를 안 매서 다친 사람 얘기를 들었습니다. 친구가 그 일을 겪었거나, 뉴스에서 봤거나, 가족이 말해줬거나. 당신은 그 사건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배웁니다.
항공도 같습니다. 조종사가 직접 사고를 당할 수는 없습니다. 그럼 더 이상 배울 수 없으니까요. 대신 조종사들은 다른 조종사들의 사고 사례를 공부합니다. NTSB(미국 운수안전위원회)의 사고 보고서를 읽습니다. 선배의 경험담을 듣습니다. "저 조종사는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? 나라면?" 이것이 간접 경험입니다. 항공 산업이 점점 더 안전해지는 이유는 이런 학습 문화 때문입니다.

이 6단계는 당신 인생에도 쓰인다

이 프로세스가 비행에만 쓰일까요? 아닙니다.
시험 준비:

  • Identify: 어떤 부분을 안 배웠나?
  • Assess: 그 부분이 시험에 나올 확률은? 중요도는?
  • Analyze: 어떻게 공부할까?
  • Decide: 이 전략으로 할래.
  • Use: 공부 시작.
  • Monitor: "어? 이 부분은 이해가 안 가네?" → 다시 1단계로.

발표 준비:

  • Identify: 청중이 뭘 모를까?
  • Assess: 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가?
  • Analyze: 어떻게 설명할까?
  • Decide: 이렇게 할래.
  • Use: 발표.
  • Monitor: 청중의 반응 보고, 다음 발표에 반영.

운전:
빗길에 늦었을 때, 신입 운전자라면 어떻게 할까요?

  • Identify: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.
  • Assess: 높은 위험이다. 나는 빗길 운전 경험이 부족하다.
  • Analyze: 천천히 간다. 거리를 늘린다. 아니면 약속을 연기한다.
  • Decide: 천천히 가자.
  • Use: 속도를 줄인다.
  • Monitor: "지금 안전한가?" 계속 확인.

모두 같은 프로세스입니다.

이번 편 핵심

위험 관리의 6단계는 생각하고, 결정하고, 실행하고, 확인하는 반복입니다. 이 과정에서 4가지 원칙을 지킵니다. 불필요한 위험은 하지 않습니다. 결정은 책임자가 합니다. 이득이 위험을 정당화할 때만 감수합니다. 계속 관리합니다. 이것이 좋은 판단의 기초입니다.
그렇다면 왜 조종사들이 이렇게 좋은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고를 낼까요? 그 답은 마음가짐에 있습니다. 다음 편에서는 좋은 판단을 방해하는 5가지 위험한 태도를 배웁니다. 자신감 과잉, 성급함, 과신 같은 심리가 왜 조종사를 위험하게 만드는지,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아봅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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